독서 후 남기고 싶은 부분만 발췌, 기록한 일기
책 : 먹고 늙는 것의 과학
저자 : 류형돈
독서 : 11 - 97
우리 아들은 배고픔이라는 것을 알까
한 번씩 아들이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을 보면 화가 치민다. 자연스럽게 과자 창고에 가서 맛있어 보이는 것을 하나 고른 다음 껍질을 까고 맛이 없으면 그냥 버린다. 그리고 다른 과자를 집어 입에 맞는 것을 찾는다. 라떼 얘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어린 시절에 그렇게 행동했으면 부모님이랑 할머님에게 한소리 들었을 것 같다. 불과 30년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많이 바뀌게 된 걸까? 당연히 나도 보릿고개를 겪지 못했지만 불과 60 - 70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6.25 전쟁 직후에도 크게 먹을 것이 없어서 먹고사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농업의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먹고사는 걱정은 줄어들고 배고픔의 시대에서 배부른 시대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기아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비만을 더 걱정하는 시대다.
시대의 흐름이 바뀐 것을 라떼라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한번 배부르게 먹을 거 가장 맛있는 것을 선택해야만 했을 것이다. 이것도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지 않은가? 맛없는 것으로 배를 채우는 것보다 맛있는 것으로 배우는 채우는 그런 합리적인 선택.
먹고사는 문제를 아주 옛날이야기고 이제는 음식을 골라서 먹는 시대가 되었다. 회사에서도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탄수화물 대신 샐러드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회사 식당에는 조금 싱겁지만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나트륨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육류를 먹지 않고 콩고기로 대체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식단을 조절한다. 건강을 생각해서 말이다. 과일, 채소, 해산물 등을 위주로 먹는 지중해식 식단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고 저탄고지 등의 다양하게 자신만의 식단을 가져가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갈수록 길어진다. 그 이유는 뭘까? 의료, 안전, 음식 등 많이 있을 것이다. 그중 음식에 대해서 다시 한번 얘기해 보자. 아주 오래전에는 사냥을 하며 채집을 하면서 다양한 영양소의 음식을 섭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에 인구가 늘어나며 유목보다는 농사를 택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우리의 주식은 구하기 쉬운 탄수화물 위주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후 농사가 가능한 땅은 한정적이고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기에 고구마, 감자 등의 작물로만 배를 채워야 하는 했던 시기도 있었다. 불과 몇 세기 전의 일이다.
우리나라의 과거도 살펴보면 마찬가지 아닌가. 일제강점기, 6.25등을 거치며 먹을 것이 없어 보릿고개를 겪던 나라에서 생산성이 높고 병충해에 강한 통일벼가 개발되면서 1970년대부터는 쌀밥을 다들 먹고 살수 있게 되지 않았던가. 이런 변화들이 합쳐져 우리는 굶주리지 않고 오히려 너무 많은 영양분을 섭취하여 비만을 걱정해야만 하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서 새로운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기도 한다. 벌레의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개발한다든지, 오히려 반대로 약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여 많은 제초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생산성이 높거나 상품성이 높은 품종을 개발해 내기도 한다. 유전자를 조작해서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필요하다면 필요성이라는 이름하에 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무엇이든 적절한 것이 가장 좋은 것이지 않을까. 모자라도 문제지만 넘쳐나도 문제다. 식량이 모자라서 다들 배고팠던 시절이 있었던 반면 지금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많은 일들이 만들어 낸 문제들로 인하여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하지만 배고픈 것보단 배가 부른 게 조금 더 낫지 않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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