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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서

물 같은 사람으로 살자

by 인동후니 2023.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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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 남기고 싶은 부분만 발췌, 기록한 일기
​​​​​​​​​​​​​​​​​​일자 : 465일차(7/10) ​
책 :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저자 : 김은주
독서 : 187 - 343

물 같은 사람으로 살자


한 번씩 캠핑을 가서 불멍을 때리는 것도 좋지만, 물멍을 때리는 것도 그 나름대로 좋다. 불은 뭔가 따스한 느낌을 만들지만, 물은 가야 할 길을 간다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시냇물, 강물, 바닷물 각각마다 크기는 다르지만 느껴지는 감정 또한 다르다. 하지만 결국은 높은 곳에서 자연스럽게 낮은 곳으로 흐른다. 그리고 색이 없다. 네모난 그릇에 담으면 네모난 물이 되고, 동그란 찻잔에 담그면 동그란 물이 된다. 그래서 나는 20대의 나는 불보다는 물을 좋아하고, 강이나 바다, 그리고 흐르는 빗물까지 그냥 멍 때리면서 물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곤 했다.

이처럼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살면 되는 거였는데, 너무 많은 것을 억지로 하려다 보니 나다움이 뭔지를 잊고 살아온 것 같다. 요새 우리 6살 아들은 1등병에 걸렸다. 시간이 약이겠지만, 아무리 고치려고 해도 고쳐지지 않는다. 아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가족과 친구와 함께 하려고 하는 건지, 1등만 하려고 게임을 하는 건지 말이다. 사회에 나와서는 적자생존이라고 1등이 아니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을 크게 보면은 그 인생을 완주하는 것이 목표 아닌다. 달리기는 하다 보면 1등이 될 수도 있고 꼴등이 될 수도 있다. 지금 너무 지친다면 한번 생각해 볼 만하다. 나는 완주가 목표인가, 1등이 목표인가. 그에 따라 자신을 맞춰 변화시켜야 한다.

나는 완주를 목표로 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살고 싶다. 그전에는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 아등바등 살다 보니, 나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내 삶에서 그들의 존재가 중요하듯, 내 존재 자체가 중요한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세상의 대부분은 혼자보다 여럿이 힘이 더 강해진다. 특히 물은 함께하려는 성질이 강하고 모일수록 더 큰 영향력을 만들어낸다.

충분히 잘하고 있는데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던 걸까. 뭐가 그렇지 부족했던 걸까. 뭐 때문에 그렇게 혼자서 조바심이 났던 걸까. 왜 스스로에게 모진 채찍질을 해야만 했던 걸까. 유난히 더 하기보다는 물 흘러가는 대로 살아보도록 해야겠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기 밥그릇 하나만 챙기면 된다고 하는데, 그 밥그릇 챙기기가 어려운 것 같다. 욕심을 내지 않고 내 밥그릇만 챙기면 되는데 분에 맞지 않게 더 큰 그릇을 욕심을 내다보면 모자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 그릇은 컵 하나밖에 되지 않는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냄비를 채우려고 하다 보니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밑그림도 그리지 않은 채 그림을 그리다 보니 죽도 밥도 안되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내가 할 일은 내 인생이라는 물이 흘러가는 길을 만드는 것이다. 거창하게 깊게 팔 필요도 없고, 그냥 대추 길만 만들어도 자연스럽게 물을 흘러가게 되어있다.

길이 있고 흘러갈 수 있는 물만 있다면 시냇물이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될 수 있도록 흘러갈 것 같다. 뭐든 억지로 하는 것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울 수박에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작은 일들을 하나씩 하면서,  내가 필요한 곳에 내가 가고 싶은 곳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바다처럼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했지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그 정답을 찾는 게 자신의 사명인 것 같다. 나만의 스토리가 필요하다. 내가 40대, 50대, 60대가 되었을 때 지금의 시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반대로 나는 20대의 나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걸까. 그 시간을 결코 돌릴 수 없기 때문에 하지 못할 길에 아쉬움은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아쉬워하지 않기 위해 조금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해 봐야겠다.

물 같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 자연스럽게 그리고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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