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 남기고 싶은 부분만 발췌, 기록한 일기
일자 : 440일차(6/15)
책 :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저자 : 손미나
독서 : 193 - 255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자
성인이 되기 전에는 비가 오늘 날이 너무 좋았다. 비가 떨어지는 소리도 좋았고, 침대에 누워서 창문을 바라보면 가로등 불빛에 빗물이 떨어지는 그 느낌도 좋았다. 왠지 그때까지는 공대로 가기 전이라 문과 감성이 남아있어서 그런 걸까..
어느 순간 우리에게 감성이 사라진 것 같다. 항상 내 머리는 해야만 할 것들로 가득 차있다. 루틴, 일, 숙제 등등.. 우리 주위에는 충분히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퇴근할 때 석양이 지는 불그스름한 하늘을 보면 한 폭의 그림같이 느껴진다. 구름이 없는 날의 밤하늘에 보이는 달과 별은 그 자체만으로 어릴 적 동심을 생각하게도 한다.
출근길 아파트 화단을 본 적이 있는가. 이름은 모르지만 형형색색의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진다. 여름날에는 녹색의 푸름으로 채워지기도 한다. 어느새 우리에게 이런 감성들을 느낄 수 있는 여유가 사라졌다. 감정, 감성.. 어느 시절 우리를 채워주던 것들을 더 이상 즐기지 못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감정이 있다. 기쁨, 슬픔, 화남, 우울 등.. 이 모든 감정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어린아이들도 느끼는 감정이다. 6살짜리 내 아들은 마음껏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아프면 눈물을 보이고, 행복하면 그 기분을 얼굴에 숨기지 못한다. 왜 우리는 감정을 숨겨야만 하는 걸까. 내 슬픔이 알려지면 그것은 내 약점이 되고, 내 행복하면 시기와 질투를 받게 되는 치열한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인 걸까. 우리는 감정이 없거나, 감정 표현 자체를 숨기고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정은 사라지고 두려움은 늘어만 간다. 두려움은 우리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지는 감정이다. 왜 두려움을 느끼는 걸까. 두려움은 상상에서부터 기인된다. 과거로부터 얻어지는 경험이 미래에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으로 인하여 현재의 삶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아직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으로 만들어진 감정이다.
문제는 두려움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다. 두려움은 극복하거나 떨쳐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작가가 얘기한 주사 맞을 때도 비슷한 감정이다.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를 충분히 괴롭게 하지만, 정장 맞을 때는 한순간만 따끔하고 그 공포감이나 고통의 크기는 갈수록 줄어든다. 두려움이라는 심리적 공포도 마찬가지다. 주사를 안 아프게 맞고 싶다고 빈다고 해서 아픈 게 안 아픈 건 아니다. 그 고통을 느끼기 싫다면 안 맞아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겠지만 어절 수 없다면 그저 그러려니 하자.
자기를 위한 투자를 해라.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는 투자를 해라. 번아웃이 될 때까지 자신을 방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때론 명상을 하거나 자신에게 쉼을 선물함으로써 안정을 취할 필요가 있다. 살아오면서 느낀 교훈 중 하나는 흐름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면 항상 탈이 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의식과 마음을 인식하고 흐름에 맡겨 봐라. 억지로 뭘 하려고 애도 쓰지 말고, 그냥 바라볼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주말농장을 분양받아서 여러 가지 작물들을 키워보고 있다.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해주기 위해서 시작했지만, 어느새 나를 위한 시간과 행동들이 되고 있다. 때론 시기에 맞춰 물을 주기도 하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잡초를 제거해 주기도 한다.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서 순을 제거하기도 하고 특정 방향으로 자랄 수 있도록 줄을 치기도 한다. 이 정도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나면, 남은 것은 그 작물이 잘 자라길 꾸준히 지켜봐 주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느껴지는 감정을 외면하지 말자.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감정들이 이상한 곳으로 가지 않도록 세심하게 지켜봐 주는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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