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 남기고 싶은 부분만 발췌, 기록한 일기
일자 : 438일차(6/13)
책 :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저자 : 손미나
독서 : 69 - 133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살다 보면 내 삶과 연결되는 니 내모든 것들이 나만의 잘못인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가 좀 더 챙기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로 많은 시간을 소모했던 것 같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조금 더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한 번 더 챙겼어 라면이라는 생각이 항상 날 감싸게 되었고, 내 주변의 모든 일에 책임감을 느꼈다. 그게 회사일이건, 가정에서건, 인간관계에서건 말이다. 때론 그 책임감이 화살이 되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시기가 오기도 한다. 왜 내가 다 챙겨야 하지? 왜 나만 해야 하지? 그 누구도 나에게 시키지 않았지만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생각의 덫에 걸려 허우적거린다.
최근 탁구와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탁구는 다른 활동과 연계해서 겸사겸사 배우고 있고, 수영은 물을 싫어하는 나 자신을 바꿔보기 위한 최소한의 용기다. 뭘 배우든 몸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게 잘 안된다. 흐름에 맡기면 되는데 다음 동작에 대한 생각만 하다 보니 오히려 지금의 동작도 제대로 되지 않는 느낌이다. 진짜 나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인데, 다음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다음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지금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을 잠시 돌아보면 초식동물처럼 살아온 것 같다. 어린 시절 아프리카의 동물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나올 때면 초식동물들을 풀을 뜯어 먹으면서도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육식동물의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앞뒤를 살피며 조그만 소리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나 또한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가진 것은 없지만 내가 가진 소중한 것을 잃지 않기 위해서 항상 경계하며, 인생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그 행동들에만 집중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초식동물도 풀을 음미하면서 먹을 수는 없는 것일까. 사자나 호랑이를 보면 고기를 먹고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맛을 느끼면서 먹는 느낌이 든다.
시간은 결국 흐른다. 치열하게 살았던 오늘도 시간이 잠시만 지나면 어제가 되어버린다. 책을 읽고 글을 시간 한 1시간 전도 벌써 돌아올 수 없는 과거가 되어버렸다. 점심쯤에 업로딩을 할 것이니 벌써 6시간 정도 흘렀을 것 같다. 몇 년 전에 워라밸이 강조되기 시작하면서 내가 번아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열심히 살려고 했던 나의 삶이 모든 게 다 타버리지 않을까 하는 그런..?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친구를 생각해 보면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그동안 가지지 못한 여유가 느껴진다고 한다. 사실 그 삶을 살아보지 못했기에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이해는 되지 않는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그리고 다시 회사에서의 생활은 항상 경쟁의 연속이다. 먹고살기 힘든 시대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만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야 할까. 내가 공부할 때 책을 읽고 술만 마셨던 내 절친과 아등바등 살아온 내 삶에 큰 차이가 없다. 모든 건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왔으면 어땠을까. 지금의 삶이 조금 더 힘들었을까.
원숭이도 나무에 떨어질 일이 있는 것처럼 누구나 다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가 실패라는 생각에서 삶을 여유롭게 살아가지 못했던 것 같다. 실패하면 어떤가, 지나가보면 그저 시간의 흐름 아닌가. 오히려 잃을 것을 두려워해 현재를 즐기지 못했던 것이 더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응답하라에 나왔던 이적 님의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라는 항상 들어도 좋은 노래인 것 같다.
조금 더 현재를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 그리고 아등바등 살아가지 않는 연습도 해야겠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내 선택에 대해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선택하지 못한 나머지는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 아닐까. 아니면 이 선택이 내가 가장 지금을 즐기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미래의 내가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오늘의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자 (1) | 2023.06.15 |
---|---|
남의 떡은 항상 더 커 보이는 법 (3) | 2023.06.14 |
정신이 시키는 일 말고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자 (0) | 2023.06.12 |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 (5) | 2023.06.11 |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0) | 2023.06.10 |